'햄버거병' 의심 진단 A 군, 처음에는 고열·복통
구토·혈변에 혈뇨까지 악화…급기야 투석 치료
'햄버거병' 증상 14명 가운데 5명 투석 치료까지
용혈성요독증후군, 이른바 '햄버거병'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은 여섯 살 A 군에게 식중독 증상이 나타난 건 지난 14일.
39도에 달하는 고열로 시작해, 심한 복통을 호소하다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A 군 아버지 : (그때만 해도) 단순 장염인 줄 알았고, 설사와 복통 같은 간단한 증상이 이어지다가 일주일이면 나을 줄 알았거든요.]
상태는 날이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하루에 수십 번씩 구토하고, 대변에 이어 소변에도 피가 섞여 나왔습니다.
췌장을 거쳐 신장까지 바이러스가 번진 건데, 급기야 투석 치료까지 받게 됐습니다.
[A 군 아버지 : 소변은 거의 까만 피가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아이가 굉장히 고통스러워 해서 멍하니 딴 곳만 바라보게 되는….]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의 유치원생 180여 명 가운데 식중독 증세를 보인 원생은 100명으로 늘었고, 가족도 3명이나 옮았습니다.
서울과 안산, 수원 등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이들만 20여 명.
이 가운데 '햄버거병' 증상을 보이는 아동이 14명이나 됩니다.
특히 다섯 명은 증상이 심각해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습니다.
고통에 신음하는 아이 모습에 마음이 미어지는 부모들은 유치원에선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사과 한마디 없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B양 어머니 : 무너진 마음을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요. 매일 아이가 피를 토하고 있는데 죄송하다는 소리는 하나도 없고, 그런 대처가 너무 지금 화가 나죠.]
이에 대해 유치원 원장은 보건소 역학조사 결과, 현재까지 시설과 음식에선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집단 발병에 대해 언급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이번 집단 식중독 사건에서 아직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내사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보건소나 학부모들이 수사를 의뢰하거나 고발 조치하면 수사에 들어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취재기자ㅣ나혜인
촬영기자ㅣ이현오
자막뉴스ㅣ류청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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